픽디자인 슬라이드 라이트 카메라 스트랩
당근에서 A7M2 방출하고, 컷수 양호한 A7R3를 저렴한 값에 가져왔는데 풀박 구성품에서 정품 스트랩이 없었다.
그래서 다시 당근에서 미개봉 새상품 픽디자인 카메라 스트랩을 가져왔다..
공홈보다 2만원 정도 싸게 파는거면 그래.. 현금영수증 쯤이야..

크... 아니 실내에서 찍어도 이렇게 샤프하게 잘 나온다고.... a7r3 미쳣냐...
오오미 이렇게 편리하다고??
사진 취미 있는 사람이라면 유명한 카메라 악세서리 브랜드가 몇개 있는데
픽디자인은 그 중에서도 유난히 많이 듣게되는 브랜드다.
길가다가 카메라에 빨간색 콩알 같은게 달려있는 걸 본 적이 있다면 당신은 이미 픽디자인의 가장 유명한 시스템을 알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 그것은 바로 앵커시스템이다.
DSLR 시절, 혹은 그 이전부터 카메라하면 기본 중의 기본은 바로 스트랩 매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었다. 이유는 개비싼 카메라를 사놓고 스트랩이 풀려서 아스팔트로 낙하하는 불상사(아스팔트에 떨어지면 다행이지, 다리 위에서 사진찍다가 강물로 떨어지거나 절벽아래로 굴러떨어진다고 생각해보라..)를 막는게 입문 첫단계였기 때문이다. 덕분에 사진 동호회 같은데에서 입문자가 있으면 선배들이 스트랩 매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고쳐매주는 일이 많았다.
지갑과 마음의 상처를 동시에 막아주는 안전벨트라니... 얼마나 고마운 녀석인가..
하지만 실제 출사를 나가면 스트랩이 상당히 걸리적 거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덜렁덜렁하면서 메뉴 조작을 위한 LCD를 가린다거나, LCD로 찍고 있으면 뷰파인더 앞을 가려서 화면이 자동전환된다거나... 아니면 빠르게 다른 장비에 마운팅을 해야 하는 경우 등등.
그런 모든 귀찮은 부분에 있어서 스트랩류의 악세사리 교체를 퀵릴리즈로 해줄 수 있도록 고안된 게 바로 픽디자인의 앵커시스템이다. 스트랩을 카메라 바디에 바로 연결하는게 아니라, 바디에는 저 빨콩같이 생긴 앵커만 달고 앵커를 스트랩과 결합하는 시스템. 솔직히 처음 봤을 땐 무지하게 빈약해보였는데, 저거 한짝이 90 kg까지 버틸 수 있다고 한다. 앵커 줄이 서로 색이 다른 몇겹의 선으로 되어 있어서, 내부 선이 보이는 색 정도에 따라 파손 정도와 버틸 수 있는 하중을 가늠할 수 있고 그에 따라 미리 교체할 수 있게 되어 있다고 함. 실제로 교각을 지탱하는 와이어들도 보면 얇은 선이 여러개가 꼬여져 있고 그 한 다발의 두께에 따라 버틸 수 있는 하중이 천차만별이니깐. 나름 공학적인 설계가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될까.

구성품은 스트랩+스트랩에 달려있는 앵커 두개, 여분 앵커 한개, 그리고 카메라 바닥면에 체결할 수 있는 플레이트와 앵커가 또 한 개. 거기에 카메라 스트랩 홀더를 교체할 수 있도록 전용 브라켓?홀더? 한세트 이렇게 들어가 있다. 바닥면에 앵커 체결을 위한 플레이트가 나름 획기적인게, 스트랩의 한쪽을 저기에 체결하게 되면 슬링으로 걸었을 때 렌즈가 몸의 바깥 쪽이 아닌 아랫 쪽을 향하게 된다.

출처: 픽디자인 공식 유투브
이런식으로 측면의 장애물로부터 렌즈를 보호할 수가 있다. 이건 누구나 오... 할만한 부분. 사실 저 앵커만 따로 구매해도 4세트에 거의 3~4만원하는 걸로 알고 있다. 슬라이드 라이트 스트랩 세트는 공식홈페이지 기준 89,000원인가... 번장이나 당근에 매물이 많으니깐, 새것 같은 중고를 사도록 하자.
그리하야 카메라에 장착을 해보았는데,



캬..... 거울이 너무 드러워가지고 내가 다 미안하네... 거울은 언젠가 꼭 닦겠습니다....
여튼 착용감은 굉장히 편하다. 그리고 스트랩을 플레이트 앵커에 장착하고 슬링으로 걸치면 렌즈가 아랫면으로 가지만, 숄더에 걸고 플레이트 앵커에 장착하면 애매하게 아랫쪽 몸 대각선 아랫쪽(안쪽방향)으로 향해서 골반에 부딪치게 된다. 스몰리그 L플레이트 때문에 무게 중심이 안맞아서 그런가 싶었는데.. 플레이트 앵커 방향을 다양하게 바꿔봐도 마찬가지인거 보면 애초에 스트랩이 떨어지는 각도가 슬링이어야 렌즈가 아랫면으로 향하도록 무게중심이 잡히는 것 같다. 따라서 숄더에 걸칠 땐 아랫쪽 플레이트 앵커는 의미가 없으니 쓰지 말도록.
아 그리고 이 제품의 기믹이 하나 더 들어가 있는데

바로 저 버클 부분을 이용한 끈조절이다. 저게 안전벨트와 같은 재질로 이루어져 있어서 저 버클을 올리고 내리는 방향에 따라 한쪽으로만 굉장히 부드럽게 끈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그러니깐, 한마디로 끈조절이 개편하다는 점. 버클을 올리면 아주 부드럽게 슥슥 움직여서 전혀 힘을 들이지 않고 스트랩의 길이를 조절할 수 있다. 번들로 들어있는 스트랩이나 저가형 스트랩들은 끈조절을 하려면 진짜 매듭을 다 풀어야해서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는데, 얘는 그냥 한번에 휙휙 조절이 가능하단 장점이 있다.
즉, 숄더에 매고 싶을 땐 버클 땡겨서 휙 땡기면 바로 끈이 줄어들고, 슬링으로 돌리고 싶을 땐 버클 올리고 쭈욱 늘려서 바로 슬링으로 걸 수도 있다. 목에 걸고 싶으면 저 스트랩을 사지말고 그냥 백팩에 체결하는걸 사라. 목 부러질 수도 있으니깐..
여튼 이렇게 픽디자인의 앵커와 스트랩을 카메라에 장착해보았다. 유명한 제품들은 유명한 이유가 있다. 뭔가 필요할 때 잘 모르겠으면 유투브에 검색해보고(국내 유투버들 말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품을 선택하는게 좋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 쿠팡에 2만원짜리 스트랩 검색하다가 혹시나 해서 당근에 검색해봤는데... 아주 훌륭한 선택이라고 본다.
이 제품의 유일한 단점을 딱 하나 꼽으라면, 어깨 미끄럼 방지용 패드가 바깥쪽으로 처리되어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은 안쪽으로 처리가 되어 있어 안쪽은 패드 바깥쪽은 로고가 위치하고 있어서 일반적이라고는 하기 힘들다. 픽디자인에서 설명하는 사용법은, 이동시에(고정이 필요할 때는) 스트랩을 뒤집어서 패드가 붙은 바깥쪽이 안으로 들어오게 하고 이동하고 촬영할 때는 다시 원래대로 돌리면 위험하게 스트랩을 풀지 않아도 슥슥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촬영할 수 있다고 한다. 글쎄... 이동이 끝난 뒤에 촬영할 때 스트랩이 걸리적 거리는 경우가 없잖이 있긴한데... 어디까지나 슬링으로 걸다가 넥에 걸다가 할 때는 편하지만 숄더에 걸 때는 조금 불편할 수도 있다.
애초에 카메라를 숄더에 거는건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니긴 하다. 골목에서 사진을 찍어보면 차가 한대 지나갈 때마다 꽤나 위험하게 느껴지고, 걸음에 대한 반동도 생각보다 큰 편이라 주머니에 손 넣듯이 팔 안쪽으로 끼고 다니는게 아니라면 걸음에 맞춰 통통 튀기에... 나름 숙련이 필요한 것 같기도..
이상.
다음에 스트랩 산다고 하면 또 픽디자인 제품을 살 것 같다.
아니면 원더드에서 좋은 제품 나오면 원더드꺼 사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