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버닉(Anbernic) RG351P, RG351V 펌웨어 종류 및 특징 정리
주저리주저리 서론을 길게 썼다가, 싹 지우고 내용만 정리하기로 했다. 늘 논란거리가 되는 레트로게임과 저작권, 그리고 에뮬레이션에 대한 내용들은 따로 칼럼처럼 다뤄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했기에. 혹자는 반대할 수도 있지만 레트로게임의 에뮬레이션의 등장은 현실적으로 필연적인 부분들이 있어서 이 부분은 세세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저작권을 위반하는 불법적인 컨텐츠가 아니라, 레트로게임을 구동하기 위한 에뮬레이션의 원래의 목적 같은 것들에 대해서 말이다. 거기에는 출시된지 수십년이 된 게임콘솔을 2024년에 오리지널 하드웨어로 구동하는게 과연 가능한가? 이런 내용들을 포함해서 쓰려고 한다.
지금은 일단 그나마 가장 성공(?)한 휴대용 에뮬 게임기 중에 하나인 앤버닉 사의 RG351P와 RG351V에 대해서만 다루기로 하겠다. 그것도 가장 핵심적인 펌웨어(라고도 하고 OS라고 하기도 하고)만 다뤄보자.
일단, RG351P/V는 Rockchip RK3326 CPU를 사용한다. RK3326 칩은 Fuzhou Rockchip Electronics 사에서 2018년 2월 27일 경에 출시한 쿼드코어 칩셋으로(Datasheet 기준)으로 개인용 태블릿과 스마트 음향기기용으로 설계되었다. CPU라고 할지.. MCU라고 할지 애매하긴 한데, 요새는 임베디드 시스템에 들어가는 MCU와 CPU의 구분이 애매하기 때문에 CPU라고 부르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RK3326칩은 ARM Cortex-A35 기반이라서 ARM 아키텍처 v8-A 명령셋을 모두 지원하고, OpenGL, OpenCL, Vulkan 등의 이종 컴퓨팅 커널과도 호환이 가능하며, H.265 및 H.264 디코더, JPEG 인코더/디코더에도 최적화 되어 있다고 한다.
(스펙시트는 그렇다고 함)
그외 기타 인터페이스들은 다른 MCU 통합 개발보드 같은 것들과 비슷하게 구성되어 있다.
펌웨어만 얘기하면 되지, 왜 굳이 머리아프게 칩셋 얘기를 하느냐고 한다면... 펌웨어 라는게 원래 하드웨어 제어를 위한 커널을 묶어서 유저가 원하는 기능들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일련의 시퀀스의 종합본... 같은 것이기 때문에 칩셋이 어떤 명령셋을 지원하는지, 해당 칩셋으로 어떤 것들을 할 수 있는지 등등을 알아야 내가 플래싱한 펌웨어가 어떤 부분은 아직 미구현이고, 어떤 부분을 핵심적으로 구현해놨고 하는 것들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하드웨어는 되는데 소프트웨어가 안되서 못쓴다고 하면 그게 제대로 된 펌웨어는 아니지. 다만, 보드 설계상 문제가 있거나 인터페이스는 지원하는데 보드에 안들어가 있거나 하는 건 원가절감을 위한 발악(또는 급나누기를 위한)이니깐 아쉬움으로 남겨두자. 어차피 하드웨어 미구현은 소프트웨어로 뭐 어떻게 되는 부분이 아니라서, 모든 펌웨어 공통으로 없는 부분이고 비교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본격적인 펌웨어 비교에 앞서 어떤 종류의 펌웨어가 구현될 수 있는지를 언급하는게 이해를 도울 수도 있겠다. 위에 RK3326칩은 Arm v8-A 명령셋(instruction set)을 지원한다고 했는데, 이게 무슨 뜻인지부터 알아보자.
수많은 트랜지스터와 캐패시터로 구성되어 있는 프로세서가 실제로 계산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몇번 핀에 몇 볼트의 전압이 인가 되었을 때 어떤 캐피시터가 충방전이 일어나고 그 값을 레지스트리에 저장했다가 다시 불러오고 하는 그런 과정들이 CPU 내에서 일어나게 된다. 0과 1의 상태 구분을 엮고 엮어서 흔히 말하는 논리 연산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레벨에서의 전자적인 동작'들을 어떤 순서로 일어나야 하는지를 기계어로 명확하게 알려줘야 한다.
그 순서 같은 것들을 정리해서 총집합시켜놓은게 바로 명령셋(instruction set)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좀 편하다. 프로세서마다 트랜지스터 등 내부 소자가 배치된 구조가 다르고, 핀들이 배열된 구조가 다르고 하는 부분들이 이러한 차이(명령셋의 차이)를 자아낼 수 있으며, 명령셋의 차이가 커널과 펌웨어, OS의 차이로 이어지기에, 윈도우 PC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왜 인텔과 암드의 CPU를 사용해야 하는지, 맥북에서는 왜 맥OS를 사용하는지, 리눅스 계열의 OS는 MCU 기반의 임베디드 시스템에서도 구동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왜 임베디드 시스템에서 윈도우 구동을 할 수 없는지 등등 시스템에 대한 기본적인 차이는 여기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Arm v8-A 명령셋을 지원하는 RK3326에 구현할 수 있는 펌웨어는 두 종류라고 볼 수 있다. 첫번째는 임베디드 시스템에서 흔히 사용되는 C나 C++로 구현된 펌웨어이고, 대부분의 펌웨어들은 부팅과정에서 커널을 로딩해서 하드웨어 컴포넌트들을 초기화하고 유저가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주는 역할 정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주 단순한 펌웨어들은 그렇다. 두번째는 알트OS나 리눅스 계열의 OS 같은, 임베디드 시스템용 OS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OS는 Operating System의 약자로 펌웨어를 복잡하게 잘 만들면 OS가 된다. 여기서 '복잡하게 잘' 이라는 형용사는 유저가 해당 시스템을 사용할 때 하드웨어 전반에 걸친 자원들(CPU, 메모리, 멀티태스킹을 작업 목록)을 '알아서 잘' 관리해줘서, 벽돌이 된다거나 시스템이 다운된다거나 하는 문제점들이 발생하지 않게 막아주는 역할을 포함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구분이 애매하면서도 명확해질 수 있는 펌웨어와 OS의 정의라고 할지라도 순수하게 어떤 OS를 기반으로 구현되었느냐만 따진다면, 의외로 쉽게 OS와 펌웨어의 용어구분을 할 수 있다.
아참. 그리고 당연하게도, RK3326을 사용하는 RG351P와 RG351V, 그리고 RG351M과 MP도 위에 언급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RG351P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M과 MP는 하드웨어적으로 개선 및 사양이 업그레이드 된 부분이 있어, 해당 포스트에선 제외하였다. 커널이 달라서 펌웨어도 따로따로 나옴.
현재까지 RG351P와 V를 위해 개발되어 배포되고 있는 펌웨어는 크게 3개 정도의 종류가 있다.
1. 앤버닉 제조사 펌웨어(Stock Firmware)
일단은 제품 처음에 사면 들어가 있는 제조사 펌웨어(물건 사면 번들로 들어있는걸 보통 Stock이라고 한다. 펌웨어 이름이 아님). 제조사 펌웨어라고 좀 그렇긴 하네. 이후 스탁 펌웨어라고 하겠다. 왜냐면 이 기본 펌웨어는 애초에 앤버닉에서 EmuELEC이라는 프론트엔드를 무단으로 개조해서 돈주고 파는 자기네 상품에 넣어둔거라, 일단 라이센스 위반에 해당한다.


EmuELEC 배포 라이센스는 GPLv2-or-later, 해당 프로젝트는 오로지 후원으로만 진행되고 있다.
버젓이 그 어떤 상업적 배포도 금지하고 있지만, 역시나 중국 제조사답게 가볍게 무시하고 번들 펌웨어로 탑재하여 대량 살포.. 아니 배포를 했다. 현재 EmuELEC은 64비트만 지원하고 있고, 32비트는 과거 빌드로 3.9버전에만 남겨져 있는데, 당연히 RG351P 출시 당시에는 32비트로 돌아갔다. 참고로, 락칩 RK3326칩은 Cortex-A35 기반이기 때문에 64 bit 쿼드코어 프로세서임.
스탁 펌웨어는 제조사 홈페이지에서 다운 받을 수 있다.

옆에 다운로드 버튼은 훼이크고, 구글드라이브 주소를 복사해서 붙여넣기하면 되는데, 해당 주소로 들어가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메세지가 뜬다. 앤버닉이 351시리즈로 돈 좀 만지더니, 라이센스를 신경쓰기 시작한 걸 수도 있고. 옆에 서드파티 툴에는 EmuELEC에 포함되지 않았던 에뮬레이터들(Standalone) PPSSPP 같은 것들이 올라와 있었을 것 같긴 하지만.. 현재는 아무것도 표시되지 않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리뷰어들이나 유저들이 이런 류의 게임기가 도착하면 작동확인 후 바로 동봉된 SD카드의 백업 ISO를 만들어두는 것을 추천하고 있는데, 기본으로 포함된 SD카드의 품질이 매우 저질적이라 언제 고장날지 모른다는 이유가 첫번째고, 두번째는 바로 이런 이유다. 나중에 뭔가 문제가 생겨서 스탁 펌웨어를 플래싱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스탁 펌웨어를 찾을 수가 없다. 해외 리뷰 사이트들을 뒤져서 찾아내거나 국내 커뮤니티에서 개인에게 공유를 받는 수 밖에는 없다. (레딧 형님들이 도와줄거라고 믿음)
그나마 스탁 펌웨어의 장점은, 에뮬레이터 설정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게임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 단순히 그것 뿐이다. 프론트엔드 UI가 에뮬스테이션이라는 유명한 UI를 사용하고 있어서, 일단 기기를 켜면 에뮬레이터 기종에 따라 게임 리스트가 표시되고, 게임을 실행하면 해당 기종의 바이오스를 사용하여 부팅이 된다. 일단 부팅된 이후에는 레트로아크(RetroArch) 백엔드 시스템으로 구동되어 게임 중에는 레트로아크 메뉴들을 사용할 수 있다. 단, 예외가 있는데 위에서 말한 레트로아크 백엔드를 사용하지 않는 독립 에뮬레이터들(standalone), NDS용 드라스틱 Drastic이나 PSP용 PPSSPP 같은 것들은 해당 에뮬레이터의 자체메뉴를 사용해야 한다. 게임 플레이 중에 레트로아크 메뉴에서 게임을 종료하면, 다시 에뮬레이션스테이션의 프론트엔드 UI로 돌아오게 된다.
에뮬레이터에 관한 지식이 전혀 없어도 게임을 구동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장점(사실 이거면 대부분은 만족할듯)외에는 모두 다 단점에 해당한다. 에뮬레이터들은 대부분 지속적으로 커뮤니티에 의해 개발되고 개선되어서 계속 버전이 올라가고 있는데, 불법개조(?) 및 배포에 해당하는 스탁 펌웨어 같은 경우 앤버닉에서 온라인으로 배포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거기에는 당연히 64 bit 프로세서를 32 bit로 밖에 써먹지 못하는 단점이 포함되고, 이러한 부분은 구동은 가능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하는데 무리가 없는 수준의 에뮬레이터가 어느 수준의 콘솔 기종까지 포함할 수 있는지의 한계를 결정짓는다. 뭐, 애초에 RK3326 칩셋으로 3D 게임을 원활하게 돌리려는거 자체가 무리이긴 하지만서도.. 우겨가면서 어떻게든 하고 싶을 땐 1프레임이 아쉬울 수밖에 없으니...
수 많은 한방팩들이 괜히 ArkOS를 기반으로 판매되고 있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외에 다른 장점들은, 스탁 펌웨어의 장점이 아니라 EmuELEC의 장점에 해당한다고 보면 됨. OTG 포트가 있어서 WIFI 동글이나 외부 USB 컨트롤러를 사용할 수 있다던가 하는 부분들은 에뮤엘렉에서 지원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단점은 위에 언급한 부분 대부분이 해당되고, 솔직히 게임 최적화조차 안되어 있다고 보는게 맞다. 그래서 한방팩 판매업자들이 늘 "최적화"를 강조하는 이유가 이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고, 스탁 펌웨어에서 개판인지라 차별화된 무언가를 내세우기에 충분한 작업내용이라고 본다. 제대로 최적화 시켰다면 말이지.
두번째로 소개할 펌웨어는 351ELEC이다.
2. 351ELEC 펌웨어(AmberELEC 이라고도 함)

351ELEC 로고
351ELEC 펌웨어는 앞서 언급했던 EmuELEC을 RG351P나 RG351V에 맞게 수정/포팅한 펌웨어라는 점에서는 스탁 펌웨어와 많은 유사점을 갖는다. 다만, 해당 프로젝트는 오픈소스로 개발되어 배포되고 있기에, 에뮤엘렉의 배포 라이센스를 위반하고 상업적인 제품에 탑재하여 배포한 앤버닉과는 결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계속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고, 해당 업데이트의 주된 내용은 레트로아크 버전 업데이트 및 기타 독립 실행 에뮬들의 버전 업데이트를 반영한 것들이다.


351ELEC, AmberELEC의 최근 업데이트 내용. 작년 2월 3일이고, 351P, V 뿐만 아니라 552도 포함하고 있다.
RG315 시리즈의 커스텀 펌웨어로는 제일 첫번째로 등장했으며, 개인적으로도 가장 선호하는 펌웨어다. 버전업에 따라서 뒤에 프로젝트 코드명을 나름대로 붙이는데, 헷지혹 이후로 더이상 개발 안한다고 해서, 때마침 RG503도 들여왔겠다 351 기기들을 내팽겨치고 있었더니 저렇게 새 버전을 릴리즈해버렸다. 가장 최근의 업데이트 내역들은 코어 변경과 도스박스 탑재. 누군가는 저게 뭔 대수냐고 할 수 있지만, RG351P가 출시된지 지금 거의 4년이 다되어가는데 아직도 뭔가 개발해서 배포한다고 하는 것 자체가 굉장한 부분인 것이다.
351ELEC의 주개발자인 fewtarius가 UI개선을 위해서 다시 리눅스 기반으로 돌렸다. 에뮬 게임기는 큰 그림에서 생각하면 '게임 및 에뮬레이터 구동'이라는 특정한 목정성을 갖는 임베디드 시스템이기에 리눅스 기반으로 회귀하는 건 아주 멋진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고? 리눅스 위에서 시스템이 돌아가도록 만들어놓으면,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앱이나 커널 등의 확장성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로인해 32 bit 구동 밖에 안되던 스탁 펌웨어에 비해서 64 bit 구동이 가능해졌고, 위에 체인지로그처럼 다양한 앱들이 추가될 수 있었다. 그뿐이랴, 설정 구성에서도 개선이 되어서 에뮬레이션스테이션 메뉴에서 RGA 스케일링을 조절할 수 있는 유일한 펌웨어였다.
에뮬레이터 성능도 대폭 개선되었는데, NES나 SNES 에뮬레이터는 워낙에 사양이 낮아서 스탁 펌웨어랑 별 차이가 없지만, PS1이나 N64, PSP 같은 에뮬레이터들의 버전업이 반영됨에 대폭 향상되었다. 물론, 원래 기기성능보다 더 뛰어날 순 없다. 그래도 항상 에뮬레이터 구동테스트의 기준같은 갓오브워 같은 게임들에서 큰 향상이 있었다는 점은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그 외에 언급하지 않은 다른 장점들은, sd카드 포맷에 exFAT 파티션을 지원해서 일반 PC에서도 바로 인식가능하도록 바뀐 부분 정도와 펌웨어 용량이 매우 적어서(수백메가 쯤? 우분투 기반인 ArkOS는 한 2기가 정도함) sd카드 하나로 사용할 때 게임을 더 많이 넣을 수 있다는 정도가 될 것 같다. 말이 2기가지, NES 시절 게임 롬파일은 하나에 수백킬로바이트 정도 하기에, 그 시절 기준으로 2기가면 정말 어마무시하게 많은 게임 파일을 넣을 수도 있다.
유일한 단점은, 351ELEC 펌웨어를 플래싱하면 NDS용 에뮬레이터인 Drastic은 따로 설치를 해줘야 하는게 귀찮다 정도일까.
마지막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펌웨어인 ArkOS이다.

ArkOS 로고
아크OS는 351ELEC이 릴리즈되고 며칠 있다가 릴리즈되었다. 프로젝트 주 개발자인 christianhatian은 원래 RK3326 칩셋을 사용하는 다른 디바이스의 OS(TheRA 프로젝트)를 개발하던 사람이었는데, RG351P 용으로 개발한 OS를 ArKOS로 이름을 붙여서 릴리즈 한게 바로 ArKOS이다. 앞서 소개했던, 에뮤엘렉이나 351엘렉이 임베디드 리눅스를 기반으로 개발된 것과는 다르게, 아크OS의 경우 아예 우분투 19.10 버전을 기반으로 만들어버렸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위에 두가지 OS보다 훨씬 더 유연성이 있다는 뜻이다. 우분투는 리눅스 계열 OS 중에서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OS이기 때문에 범용성이 크게 확장된다.
앞의 두 펌웨어와 마찬가지로 아크OS 또한 에뮬레이션스테이션의 프론트엔드 UI를 사용하고 있다. 즉, 아크OS를 플래싱하고 기기를 켰을 때 UI 조작은 우리에게 익숙한 그것이다. 살짝 다른 점은 대부분의 설정이 에뮬레이션스테이션 설정이 아닌 레트로아크를 통해 설정이 이루어진다는 점일까. 이 부분은 레트로아크에 익숙한 유저라면(예전부터 레트로아크를 사용해왔던) 대환영할만한 부분이고, RG351P나 V를 통해서 에뮬레이션을 처음 접하는 유저라면 꽤나 골머리를 썩힐만한 부분일 수도 있다. 레트로아크의 설정 UI는 뭐랄까... 인터넷 웹페이지의 사이트맵처럼 되어 있어서 원하는 설정이 어디있는지 찾으려면 한참을 뒤적뒤적하면서 찾아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설정 메뉴에 사용되는 용어들도 꽤나 에뮬레이션에 전문화(?)된 용어들이라 해당 용어가 뭔지 모르면 아예 건드릴 수조차 없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레트로아크는 워낙에 널리 알려진 백엔드라 관련 자료나 가이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 이참에 공부해라.
아크OS만의 특별한 점은, 메인 메뉴랑 별개의 전용 옵션 메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WiFi 셋업이나 인터넷을 통한 펌웨어 업데이트(마치 우분투 업데이트 하듯이!! sudo apt-get update, upgrade 처럼), 그리고 CPU 클럭 조절 및 OS설정 백업도 가능하다. 굉장하지? 우분투 기반이라 이런 게 쉽게 가능한 것이다.
아크OS와 다른 펌웨어를 비교했을 때 가질 수 있는 대부분의 장점들은, 다시한번 말하지만, 우분투 기반의 펌웨어여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시스템 업데이트를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는 것, 우분투에서 돌아가는 앱들을 쉽게 통합시킬 수 있다는 점 등등... 그냥 우분투 기반이라는게 큰 장점이다. 게다가 펌웨어를 넘어 OS로서의 완성도도 높다. 원래 RK3326 칩셋 구동용 OS 개발하던 사람이라 그런가, 진짜 잘 만들었다.
RG351V와 RG351MP 용 펌웨어 개발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어서 몇주전까지도 새로운 버전이 업데이트 되었지만, 애석하게도 RG351P는 2021년도 5월 1일부로 개발이 중단되었다. 이유를 추측해보자면, RG351P의 상위호환 버전인 RG351MP의 발매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단순히 하우징만 메탈재질로 변경된게 아니라 하드웨어 내용도 업그레이드가 되었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351P에서 351MP로 대거 넘어가게 되었다. 솔직히 나 같아도 넘어가지.. 여튼, RG351P 를 위한 아크 OS의 마지막 버전은 2021년 5월 1일에 배포된 vFinal 버전이다.
단순히 우분투 기반의 OS라는 점을 주목한다면, 싱글보드 컴퓨터인 라즈베리파이와도 비교가 될 수 있다. 라즈비안도 데비안 계열 리눅스니깐. 뭐? 그럼 우분투는 데비안 계열이 아니냐고? 맞다. 우분투도 데비안 계열이다. 만약 지금 여기서 뭐가 다르냐고 묻는다면, 쓸 수 있는 앱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데비안 계열앱은 우분투에서 돌아가도, 우분투용 앱은 데비안에서 안돌아간다 보통은.
그외에 다른 부분들은.. 351ELEC이랑 비슷비슷하다. 아, 드라스틱 따로 안깔아줘도 된다는 부분은 장점이자 차이점일 수도..
단점은, 이미 다 언급하긴 했는데 정리하면, 첫번째 레트로아크에 친숙하면 좋다. 두번째, 펌웨어 이미지 크기가 크다. 근데 뭐 이건... 우분투 기반이니깐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음. 대충 2GB 정도 희생하면 편안해진다.
이보다 더 자세한 내용들이 궁금하다면 아래의 깃허브 공식 페이지를 참고하길 바란다.
https://github.com/christianhaitian/arkos/wiki/ArkOS-Emulators-and-Ports-information
이렇게 시대를 풍미했던(아마 지금도 잘 돌아가고 있을) 앤버닉의 휴대용 레트로 게임기. RG351P와 RG351V 의 펌웨어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만약 위에 언급한 펌웨어들 중에서 하나를 골라서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나는 서슴치않고 네이버에서 RG351P 한방팩을 사라고 권할 것이다. 그리고 그 한방팩에는 십중팔구 ArkOS가 플래싱 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시간과 노력과 수고를 들여서 직접 셋팅하고 싶다면, RG351P를 위해서는 앰버엘렉을, RG351V를 위해서는 ArKOS를 추천한다. 이유는, 어차피 RG351P 에서 셋팅으로 백날 최적화해봐야 PS1 게임도 간신히 돌릴까 말까 하기 때문에 레트로아크 최적화가 크게 메리트가 없을 수도 있다. 다만, RG351V는 아직까지도 ArkOS 업데이트가 배포되고 있기 때문에 개발이 멈췄거나 마지막 업데이트가 꽤 오래된 다른 펌웨어들보다 즐길거리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싼맛에 출시된지 몇년은 지난 RG351 시리즈 사지 말고, 그냥 현시점 안드로이드 기반 에뮬레이터 최강자인, 레트로이드포켓 4 프로를 구매하는걸 추천한다. 오늘 2024년 03월 12일 기준으로 다나와최저가에서 약 258,420원으로 나오고 있으니, 당근마켓에서 닌텐도스위치 중고값 정도면 신품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재밌는 부분은 레트로이드 포켓 4 프로에서 닌텐도스위치 에뮬레이터인 '유주'를 구동하는 영상들이 유투브에 널리고 널렸는데, 생각보다 꽤 잘 돌아간다. 진짜로 스위치 본체랑 비교해도 괜찮을 정도로 엄청나게 잘 돌아가서, 레트로이드 포켓 4프로 하나 구해서 셋팅만 잘해두면... 저거 한대로 게임기 열몇개 역할을 해낼 수 있다. 아..? 이래서 닌텐도가 유주를 조진건가 싶기도 하고.ㅋㅋㅋㅋㅋㅋㅋㅋ
이상으로 RG351P와 RG351V의 펌웨어에 대한 글을 마친다.
각 펌웨어를 플래싱하는 방법은 링크에 포함된 깃허브 페이지에 상세하게 나와있으니 급한 사람들은 참고하길 바라고, 나도 조만간 새로 플래싱해서 포스팅을 해보도록 하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