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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방동 베트남 쌀국수 - 땀바이

Julnet 2024. 3. 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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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을 활용하여 갑자기 다녀온 탄방동 쌀국수집 땀바이.

원래는 도룡동에 생긴 포레스트 오늘 숲인가 뭔가 하는 쌀국수집을 가려다가,

아는 지인이 자기네 동네에도 맛있다고 오라고~오라고~ 하도 그래 가지고 결국 탄방동까지 다녀오게 되었다.

사실, 탄방동 쌀국수집 중에서 가야지~가야지~ 했던 곳은 상호명이 기억이 안나서 계속 못가보고 있었는데

물어보니깐 가게 이름이 8482인가 8284인가 그렇고, 거기는 퇴근하고 밥먹으러가면 재료 소진으로 영업 끝나있는 집이라고 한다.

여튼 땀바이로 출발.

둔산대로 지나서 갈 때는 탄방 지하차도 나와서 곧바로 탄방네거리서 유턴 후, 두시 방향 우회전으로 쭉 들어가면 해당 골목 중간 즈음에 있다. 유성이나 둔산 쪽에서 간다고 하면 둔산대로부터 일차선타고 쭉 가는게 편함.

 
 
 
 
 
 
 
 
 
 
 
 
 
 
 

탄방동 땀바이 - 가게 전경

탄방동 골목은 갈마 월평 신성과 더불어 주차자리 없기로 악명 높기에... 주차 걱정을 좀 하면서 가기는 했다. 지인이 문의한 바로는 해당 가게가 원룸건물 1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 원룸 주민용 주차장이 있으니 거기에 주차하면 된다고 한다. 즉, 전용 주차장은 없지만 운 좋으면 한 두대 정도 댈 수는 있다고...

사진에 음료수 짝 옆쪽으로 작게 보이는 곳이 건물 주차장 입구이다. 안쪽으로 주차자리가 몇개 있긴 함.

주차장: 가게 원룸 건물 1층

약 4~5자리 정도(거의 포기하고 가길 추천)

이 날은 총 3명이 모였는데, 한명은 건물 옆 주차를 성공했지만... 본인은 간발의 차로 실패하여 골목에 흰색실선 찾아서 가까스로 주차를 성공하였다.

 

대한민국의 땀바이들

네이버 지도에 땀바이를 검색하면 딱 두 군데가 나오는데, 서산에 본점이 있고 거기서 꽤 성공을 거두었는지 대전ㅣ에 2호점을 낸 것으로 보인다. 음식 사진이나 메뉴 구성, 메뉴판, 가게 인테리어 등이 거의 똑같았으므로 십중팔구 그러한 것으로 여겨진다. 자리에 앉자마자 서로 "야 땀바이가 뭔 뜻이냐" 이러고 있길래... 밥 먹고 들어와서 찾아보니 땀바이는 베트남어로 '무의미한 말'이라는 명사 또는 '이치에 맞지 않는'이라는 형용사의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걸 식당이름으로 사용하면.. 음... 음식이 기가 막히게 맛있다거나(말도 안되게 맛있다?) 아니면 너무 맛있어서 먹고 헛소리를 한다거나... 땀바이 같은 짐작만 난무할 뿐이다. 외벽 간판에 '땀바이 포 레스토랑' 이라고 써 있었으니 세계 공통 명사 앞에 형용사 공식을 적용하면, '말도 안되는 엄청난 쌀국수 식당' 정도 되려나.

출처: 구글 번역

내부 인테리어는 꽤 깔끔한 편에 주방이 오픈되어 있었으며, 베트남 분위기를 내기 위함인지 동남아스러운 장식품이 몇개 걸려 있었다.

 
 
 
 

입구 앞에 달려있는 베트남 지도, 동남아 수공예품 장식, 계산할 때 대충 찍은 가게 내부

재밌는 부분은 벽에 땀바이라고 베트남어로 적혀있고, 그 아래 조그맣게 비스트로(bistro)라고 써 있는데, 보통 비스트로라고 하면 레스토랑 보다는 격식을 덜 차리고 좀 가볍게 식사와 술을 마실 수 있는 그런 느낌의 식당을 일컫는 말이다. 완전 술집 느낌인 바와 펍보다는 식당에 가깝고, 그렇다고 식당보다는 좀 더 술집에 가까운. 그 애매한 경계에 있는 식당들을 보통 비스트로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주방 윈도우 쪽으로 사이공과 하노이 맥주병들이 디피되어 있고, 메뉴판에서도 음료 부분은 대부분 주류로 되어있다.

근데 가게 간판에는 왜 RESTAURANT이라고 써놓은거지... ㅇㅅㅇ...

메뉴 구성은 생각보다 매우 단순했다.

 

탄방동 땀바이 메뉴판

이 가게의 주력 메뉴인 왕갈비 쌀국수 14,000원. 한정수량이라고 하니(아마 하루 장사 준비하면서 갈빗대 손질하는 양이 정해져 있는게 아닐까 싶다), 점심 이후에 방문하면 못먹을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 금요일 점심 피크시간대에도 가게 내부에 손님이 아주 많지는 않았기에 이른 저녁 시간까지는 괜찮을지도?

우리 일행은 3인이었는데 3인 모두 해당 메뉴를 주문했다. 요새 갈비탕도 한그릇에 12,000원씩 받아먹는데, 갈비짝 한대 들어가 있는 사골육수 느낌의 진한 쌀국수가 14,000원이면 뭐.. 납득이 되는 가격인 것 같다. 옆동네 차돌 쌀국수도 보면 12,000원은 하니깐. 육수값 좀 더 들어갔다고 생각하면 끄덕끄덕. 근데, 면추가가 3천원인건 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긴 했다. 생면을 쓰는 에머이나 하노이도 면추가는 천원인데 건면을 쓰는 집에서 면추가를 3천원?은 저렴한 쌀국수 면 한봉다리 가격은 좀 무리가 있지 않나.

근데 신기한 게, 팟타이가 없다. 분짜 없는 집은 가끔 봤어도 쌀국수집에 팟타이가 없다는 건 웍을 안쓴다는 얘긴데.. 주방에서도 화구에 불올라오는 소리는 안들렸던 것 같고, 메뉴에도 볶음류가 없는 걸 봐서는 진짜로 웍을 안쓰는 베트남 쌀국수집이 아닐까.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하다보니 금새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탄방동 땀바이 - 왕갈비 쌀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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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은 굉장하다. 서산 본점 리뷰들을 보면, 옛날에는 저 갈빗대가 두개씩이나 들어가 있었다고 하는 것 같았는데... 물가 상승으로 인해서 갈빗대가 하나 줄어들었다고 한다ㅠㅠㅠ... 라고 해도 탄방점을 개업할 당시에는 이미 본점도 한개로 줄어 있었을 시점이긴 해서 그닥 아쉽지는 않다. 신성동 초입에 있는 문정로 설렁탕에서도 이미 작년인가 재작년인가에 갈비탕(특)이 메뉴에서 사라졌었기에. (아주머니께 물어보니, 갈비탕 재료값이 너무 올라서 갈비탕 특은 아무리 팔아도 손해라고 하더라)

국물은 특이하게 돈코츠 라멘처럼 푹 고은 진한 사골육수맛이다. 돈골일 수도 있고, 사골일 수도 있고.. ㅇㅅㅇ.. 기름기가 적고, 먹다보니 후추를 뿌리고 싶어지는 맛이었던 걸 생각하면 사골에 좀 더 가까운 것 같다. 고수는 안들어가 있어서 따로 달라고 하면 가져다 주시고, 숙주도 더 달라고 하면 가져다 주신다. 일반적인 베트남 쌀국수 집하고는 육수의 결이 많이 달라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되지만, 갈비탕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싫어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추구하는 육수의 방향성이 다른 만큼, 맑은 국물을 사용하는 쌀국수집에서 늘 구비하고 있는 레몬이나 레몬즙이 없었다. 달라고 요청했지만 레몬이 떨어져서 없다고 했는데.. 동행한 지인의 표현으로는 깍두기 없는 국밥집 아니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는 절대로 레몬즙이 어울릴 국물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갈비탕 설렁탕, 돈코츠 라멘에 레몬즙 넣어먹진 않으니..

기본찬은 양파절임하고 단무지가 나오는데, 메뉴판에 영수증 리뷰를 쓰면 음료수를 공짜로(테이블당 1개) 준다고 하길래 냅다 영수증 받아다가 리뷰쓰고 사이다를 꿀꺽꿀꺽 해버렸다.

개인적으로 맛집과 바이럴뻥카맛집을 구분하는 비결이, 방문자 리뷰수와 블로그 리뷰수를 비교해보는 것이었다. 맛집일 수록 방문자 리뷰(영수증)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고, 만약 두 가지가 비슷한 상황에서 첫번째로 클릭한 블로그 리뷰가 상품제공이거나 협찬이거나, 뭘 제공받았지만 솔직하게 이딴 소리가 적혀 있으면 그 집은 절대로 안간다. 가도 내돈내고는 안먹음.

영수증 리뷰로 음료수 서비스 하면 바이럴이랑 똑같은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는데, 경험상 귀찮아서 안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아직까지는 위의 맛집구분법을 의심할 정도로 위협적이진 않은 것 같다.

총평:

주차만 어떻게 잘 해결한다면, 충분히 재방문 할 만큼 맛있었다고 본다. 가게 위치가 좀 구석탱이라서 아직 홍보만 잘하면 사람들이 미어터질 것 같기도 하고.. 8482나 주변 다른 쌀국수 집과는 결이 좀 다르기 때문에 충분히 이 가게만의 메리트가 있다고 본다.

어느 날 갑자기 '가볍게' 쌀국수가 아닌 '사골 육수'에 쌀국수 조합이 땡긴다면, 단연코 서구에서 유일한 선택지가 되리라.

5점 만점에 4.2

응. 내돈내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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